안녕하세요. 글은 처음 올려보네요!
간만에 옛날 사진 정리하다가 일기쓰는 곳이 있기에 솜이의 급변한 성장기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2016.4
솜이는 정확히 3개월이 접어드는 시기에 분양소에서 데려 온 아이였어요. (2016년 2월생)
다른 포메들보다 유난히 몸집이 작고 계속 얌전하게 앉아있던게 마음에 걸렸지만
(전 새끼강아지들은 통통하고 왈가닥한 성격들이 커서 건강할거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쨋든, 유일한 세이블 포메였고 저희한테 참 관심이 없어(?)하기에 그 매력에 데려왔지요.
첫날은 갑자기 넓은곳에 온 것이 이상한지 여기저기 뽈뽈뽈.
돌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솜뭉치 같아서 이름도 솜이가 되었는데요.
오자마자 패드에 오줌도 싸고 수면양말 가지고 놀고 있기에
천재견이다. 적응력이 엄청나다. 감탄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튿날부터 이 녀석이 사람이 있을땐 잠을 안자더라구요.
(새끼강아지가 이렇게 잠을 안자도 되나 싶을정도로요. 하루 평균 4시간)
삼일째부터는 새벽만 되면 끊임없이 울기 시작했죠. 덕분에 저희 가족은 퀭한 좀비모드..
솜이는 울다 지쳐 잠들기 일수였어요. (밥먹다 잠들면서도 셔터소리에 눈 번쩍!)
넓은곳이 적응 안되서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하기에
급한데로 작은 바구니 집(?)을 만들어줬더니 나름 효과가 좋기도 했죠.
그런데 일주일이 안되서 재채기가 시작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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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갑자기 픽 쓰러져 숨을 거칠게 쉬길래 너무 놀라 병원에 가려고 이것저것 챙기기를 2-3분.
다 챙기고 솜이를 보니 어느새 멀쩡해져 돌아다니더라고요. 심지어 병원에서는 뛰어다녔답니다..ㅠㅠ
감기인 것 같으니 며칠 지켜보자기에 그냥 데려왔는데 다음날 또 픽 쓰러지더라고요!!
또 놀라가지고 일단 증상을 짧게나마 영상으로 찍어놓고
입에 물도 묻혀주고 저 쬐그만 다리도 주물주물 해주니
몇 분후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는 솜이였죠ㅠㅠ
며칠 뒤 예방접종으로 찾아갔는데
열도 없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에 어찌나 안도했던지..
새끼 강아지들은 감기도 큰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서 엄청 걱정했었거든요.
아직도 조마조마했던 그 날이 생생하네요.
2016.5 그렇게 한 달 뒤,
"뭐지, 밥그릇이 작아졌나봐!"
한달전처럼 몸이 쏙 들어가질거라고 생각했던 건지
밥그릇에 몸을 꾸깃꾸깃 집어넣던 솜이.
얌전하던 성격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온갖 말썽에, 앙앙 성질에, 목욕 한번에 손가락은 피투성이가 되었죠.
한바탕 싸우고 난뒤엔 언제 그랬냐는 듯 무릎위로 올라오는 애교스킬까지 ㅠㅠ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었답니다. 그때부터 저희는 (광)솜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그러다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분양 당시 저희는 남아를 원했고, 남아를 분양 받았고, 계약서에도 남아로 기재 되었었죠.
심지어 첫 접종을 했던 동물병원의 기록조차 남아로 기록되어 사실 의심할 여지가 없었으나!!
자꾸만 앉아서 볼일을 보는 솜이.....때문에 저희 가족은 의구심이 들었죠.
사실 솜이 이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널때까지 16년간 키우던 강아지가 남자녀석이었고,
새끼때의 모습이 너무 오래전이라^^; 여자 강아지의 톡 튀어나온 그 부분을 보고 남자 맞네 싶었었어요.
"솜이는 당연히 여자죠. 남아로 분양 받으셨어요?"
분양소에서 연결해준 병원은 거리가 너무 멀어 새로 옮긴 병원에서 들려준 답변이었어요.
혹시나가 역시나였고, 생각할수록 황당해서 한참을 웃다가 가족들에게 말하니
거봐, 뭔가 이상했다니까. 라고 웃으시다가
사실 솜이는 여자이름 같았는데, 우리가 선견지명이 있었네. 라고 하시더라구요.
나름 희귀한 경험이란 생각에 주변사람들에게 말하니
"계속 키울꺼야?" 라는 질문이 생각보다 많아 솔직히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런것도 파양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크흐~ 아늑하구만~"
마약방석, 집에는 관심도 없고 요상한 곳에서만 잠을 청하던 솜이.
아픈곳 없이 잘 크던중이었는데 정확히 한달이 지난 후부터는 사료에 입을 안데더라고요.
사료뿐만 아니라 간식도요. 마약 같은 시저, 습식사료 등등 기호성 좋다는 것들 쳐다도 안봤고
하루 한끼 먹으면 감사했죠.
"오홋 재미있다야."
사료를 먹지 않아도 몸무게는 늘고 있었고 포메가 입이 짧다는건 익히 들어 큰 걱정은 안했는데,
한참 성장기인데 영양부족이면 안되겠다 싶어서 온갖 종류의 사료샘플, 간식을 구매했었어요.
입에 맞는걸 찾지는 못했지만,
우연찮게 버리려던 계란판에 사료 몇알을 던져주니 빼먹는게 재미있었나봅니다.
일주일간은 하루에 두번씩 제법 많은 양의 사료를 먹었었죠. (딱 일주일 갔습니다ㅠㅠ)
2016.6 그렇게 또 한 달, 드디어 그 분이 찾아왔습니다.
스쳐간 빗질에도 털공이 만들어졌고,
산책 한 번 나가면 측은하게 보는 시선들 ㅠㅠ..
고라니냐, 원숭이냐 질문공세에, 많이 좀 먹여야겠다는 소리가 왠지 속상하더라고요.
일부러 사람 없는 곳만 골라 산책 시켰고
우연찮게라도 털갈이 하나보네~ 라는 소리가 들리면 괜히 그 분께 고마울 정도였어요.
사실 병원에서는 5-6차 접종까지 끝나면 산책시키랬는데,
저희는 3개월 때 분양 받고 2주정도 적응기 주고 난 뒤 바로 산책 시작했어요.
바로 줄 매고 한 건 아니고, 안고 나갔다가 살짝 내려놓고 다시 안아주고.
뭔가 새로운 소리, 촉감, 냄새 맡게 해주려고 5분씩이라도 매일 데리고 나갔어요.
(사실 저도 겁이 많아 병이라도 걸릴까 걱정했는데, 저희 부모님이..ㅋㅋㅋ
시골개들은 접종도 안하는데 밖에서 이것저것 주워먹어도 잘산다. 이 한마디에 바로 밖으로 나갔죠!)
2016.7
당시에는 저 모습도 되게 귀여웠는데. 지금보니 참 못생겼네요 ㅋㅋ
아, 솜이는 사료/간식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채소를 엄청 잘 먹었어요. (과일은 또 싫어해요)
오이, 당근, 양배추를 특히 좋아했는데 오이는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당근을 많이 줬었어요.
* 털갈이를 꽤 길게 하는 강아지들도 있는거 같던데, 솜이는 딱 한달 반정도 하고 끝났어요.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기생충 약까지 맞은 뒤 미친듯이 꿈나라에 빠진 솜양.
엄청 예민해서 작은소리에도 깨는데 이 날은 정말...
무슨 수천년만에 발견 된 미라(?) 같은 자세로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정말 정신 못차리겠던 여름이 찾아왔고
털은 더 이상 빠지지 않았지만 너무 지저분했고, 더울 것 같아 큰 결심을 했죠.
포메 털 잘못밀면 몇년간 털이 나지 않는다! 라는 말에 겁을 많이 먹었었는데.
더워서 헥헥거리는 게 더 안쓰러워서 배냇미용(3mm)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2016.7.30
????????????????
외계 생명체 한마리가 집에 있더군요.
고...곰돌이 컷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곰돌이 컷으로 미용이 되었고..
쥐 같을거란 저의 생각은 완전히 뒤집고
솔직히 좀 웃긴데 너무...ㅋㅋㅋㅋㅋㅋㅋ귀여웠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건,
세이블 특유의 색이었던 어두운 계열의 색들이 거의 사라졌다는거에요.
순수 세이블은 아니었나봐요.
근데 좀 특이하게도,
귀 뒤쪽, 등줄기, 꼬리는 검은털들이 섞여있고
목둘레, 배와 엉덩이는 전부 흰 털, 등과 다리는 진한 크림색이에요.
좀 웃기게도 눈두덩와 머리통 사이에 눈썹 같은 검은색상의 털들이 있어요.(다들 그런가요?)
쨋든 첫 미용으로 의기소침해질까봐 만원짜리 옷도 하나 사입혔는데...
의기소침은 커녕!!
하루만에 넝마를 만들었네요.
그것도 모자라,
20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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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이란게 폭발했다!!
매일 이러고 놀고 있습니다. 버리려던 샌들 하나를 내주었어요.
맘대로 가지고 놀아라 쨔샤!
2016.9
지금은 털도 제법 자라 산책할때면 다들 한눈에 포메인 줄 알아보시고
워낙 사람을 좋아해 어른 아이할것 없이 인기폭발입니다!!!
근데 아직까지 개는.. 좀 무서워하는 거 같더군요^^;
전선은 이제 쳐다도 안보고, 손가락 무는 것도 많이 줄었고, 무엇보다 식욕!! 식욕이 늘어서 행복합니다 ㅠㅠ
밥을 일부러 엄청 조금씩 여러번 주던게 효과가 있었던건지,
아니면 제법 커서 식욕이 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료는 하루 두번씩! 간식은 주는대로 덥석덥석. 이제 간식 사는 재미가 생겼어요 ㅠㅠ
사람 없을땐 배변 잘 가리는데, 사람만 집에 오면 아무대나 막 싸는 버릇(?)이 있지만
이것도 차차 나아지겠지요. 현재 1.7kg.
더 많이 자랐으면 하는데 어떻게 성장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종종 솜이의 성장기 남겨놓도록 하겠습니다~
주저리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