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9시에 제가 즐거운 정팅을 하는 동안 저녁으로 족발살을 조금 얻어먹은 토담이는 저를 보면서 졸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팅이 끝나고 토담이를 찾으니 안보이더군요.
주방에 가보니 저희 어머님이 애들 간식이 들어있는 장을 열고 무엇을 주고 계시더라구요. 가서 보니 버릴려고 했던 엄지손톱만한 육포를 주고 계셨어요. 다행히 제가 보고 얼릉 뺏어서 울 돼지는 못먹었는데 토담이가 보이지 않더라구요. 여기 저기 찾아보니 토담이 아지트인 볼쇼파에서 무언가를 토하고 있더라구요. 몰래 후다닥.. 먹으려고 하다가 아마 목에 걸려서 토해낸것 같았어요. 불어있는 육포가 나오긴 했는데, 토담이가 얼마만한 사이즈를 먹은건지 알수가 없어서 살펴보니 토담이 상태가 안좋아보였어요.
거실로 데리고 나와서 토하게 하려고 배와 목부분을 맛사지를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하얀 거품덩이를 두번 토해냈어요. 그러고는 고통스러운듯이 아주 작은 소리로 끙끙.... 조금 있다가 변도 정상으로 보고 물도 먹고 트름도 3번이나 하길래 아이가 끙끙거리기는 하지만 괜찮아지겠지.. 했어요. 그런데 밤새 애가 자지도 못하고 끙끙거리고 힘없이 눈을 뜬채 있더라구요. 캥거루처럼 안아서 배를 살살 쓸어주니 조금 졸고 그리고는 또 힘들어서 끙끙... 결국 밤새 졸다가 자다가... 거의 밤새다시피 하고 아침에 보니 배변판에 피가 3방울 정도 떨어져있더라구요. 깜짝 놀라서 바로 병원에 전화하고 응급한 상황은 아닌듯 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열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데리고 갔습니다.
여전히 끙끙거리는 토담이를 데리고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식도와 위 연결되는 부분에 무언가가 보인데요. 이게 2.5센치는 되보이는데 그렇게 큰 이물질이 있으면 애들이 토해내려하고 매우 불편해한다는데 토담이는 그에 비해 너무 편해 보여서 이상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어제 밤에 밥 먹은게 끝인데 위속에 음식물이 가득 차 있대요. 보통 2시간이면 장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것도 이상하다고..
결국 조영제를 넣고 장안에 무엇이 있는건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4시간에서 6시간이 걸린다네요. 결국 입원시키고 나오는데 발길이 안떨어지더라구요. 토리 트라우마.... 그렇게 큰 일은 아닐꺼야... 하면서도 혹이나 토리처럼 가버릴까봐 서로 입밖으로 꺼내진 못했지만, 오늘 아침 우리집 무거운 분위기로 아무도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의사선생님 우리 토담이 처음 안고 하시는 말씀이 왜이리 말랐냐고... 우리 토담이 잘 먹거든요. 돼지양이랑 크게 차이없이 먹고, 식사도 3끼하고 영양제도 인이랑 소간파우더랑 관절영양제도 먹는데... 간혹 계란도 주고 닭도 삶아서 간하기 전에 주고.. 그런데도 아슬아슬 할만큼 말라서.. 이렇게 어디가 조금만 아파도 괜찮을까.. 애가 잘 이겨낼수 있을까 더 걱정이 되요. 정말 속상하네요. ㅠ.ㅠ
애가 그래도 걷기도 하고.. 열도 없다고 하니까.. 별일 없겠죠?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