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일주일 전에 광양에 사시는 작은아버지께서 감을 한상자 보내셨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일주일을 기다려도 감은 도착하지 않았고, 그래서 감사 인사를 못드렸더니 본인도 답답하셨는지 확인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그래서 보니 주소를 잘 못 적으셨었답니다. 우리집 주소는 342-12번지... 택배에 적힌 주소는 341-12번지..
주소가 잘못 됐다 하더라도 1차적으론 택배 아저씨가 "누구 누구 맞아요?" 이렇게 확인을 하실테고, 확인 없이 배송됐다고 하더라도 받은 사람이 2차적으로 누구로부터 왔는지 누구 앞으로 온건지를 확인하고 본인 것이 아니면 연락처로 전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쨋든 확인을 해야해서.. 341-12번지로 어제 퇴근 후에 찾아갔지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나와서 얘기를 들으시더니 본인은 잘 모르고 와이프가 알텐데 지금 집에 없으니 내일 오전에 연락 주시겠답니다. 그래서 전화 번호를 적어드리려 하는데 적당한 종이가 없어서 그 집 앞에 나와있는 박스에서 조금 띁어내 번호를 적는데... 헉.. 광양감 15키로... 이렇게 적힌 상자가 있는겁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제 이름이 적힌 택배 용지까지.. 그대로 붙은 채로 빈 상자만 나와 있더군요. 그래서 아저씨 이거 우리꺼 맞네요~ 아저씨 묵묵부답... 결국 그럼 내일 오전에 전화 주세요~ 그러고 그냥 왔어요.
오늘 아침..
출근으로 바쁜 시간에 전화가 왔더군요. 그 아주머니 말씀은... 본인이 없는 동안 택배 아저씨가 집 앞에 두고 갔고, 시누이가 과수원을 해서 자주 보내니 그러나보다... 했고, 주소도 본인것이 맞아서 또 그런가보다... 하셨답니다. 그래서 거기 보낸사람과 받는 사람 이름과 연락처도 있는데요~ 이러니까 눈이 잘 안보인다고... 주소는 보셨다는 분이... -.-;;
미안하다는 얘기 한마디 없이 거의 10분을 같은 얘기로 변명~ 변명~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없고.. 그러더니 나중에 자기가 감이 물러지기 시작해서 다 꺼내서 말렸고, 단단한것은 냉장고에 넣어뒀으니 그거 우리한테 주고 나머지(?) 돈으로 주겠다네요.. 어이가 없어서 그걸 어떻게 받냐고 말했더니 또 변명 시작... 그래서 출근해야하니 바쁘다고 나도 생각해볼테니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생각해보고 연락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더군요.
정말 모르고 먹었다면, 미안하다고.. 시누한테 과일이 자주 와서 확인하지 않고 먹었다고... 그에 해당하는 배상을 해드리면 되겠냐고.. 그저 몇마디면 이웃간에 깨끗이 찜찜함 없이 해결될 일인데, 계속적인 변명 변명... 오히려 이분 알고 드셨나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뻔히 이름까지 있는 남의 것을 먹어버린 염치 없는 사람이라 이런식의 대응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참 어이가 없었어요. 그냥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 광양 작은 아버지께 다시 전화 드려서 저쪽에서 배상 얘기 하는데 얼마 받을까요.. 그랬더니 4만원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전화하고 4만원 얘기를 했더니... 그쪽에서 하는 말..
"먹어버렸으니 어쩌겠어요. 근데 감이 싱겁더라구요... " -.-;;
저희 작은 아버지는 광양 제철에 다니시는 분이세요. 과수원을 하시는 분도 아니고 오일장에 가셨다가 물건이 좋아서 우리에게 보내셨답니다. 우리에겐 장서는 날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보내시겠다네요. 연세드신 분이 감 보내놓고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 전화 오기를 기다리셨을텐데 일이 이리 복잡해져버리니 죄송하기도 하고, 또 보내주신다하시니 또 죄송하고... 감 먹어버린 사람은 싱겁다 말하더니 계좌번호 보내라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또 뚝... 하고 끊어버리고... 정말 무슨 이런일이...ㅎㅎ
별일 아니지만, 괜히 아침부터 기분이 상하더라구요. 사람이 다 내 맘 같지 않다는건 알지만, 뻔히 남의 이름이 써 있는 것을 다 먹고 상자까지 밖에 내 놓을 수 있는 사람.. 그것도 택배용지까지 붙어 있는 것을.. 게다가 그것을 알고 나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고 감이 너무 커서 싱겁다는 말을 하는 사람.. 마음이 좀... 이상했습니다.
아침에 그렇게 처리했는데, 아직까지 입금이 안됐네요. 이거 계속 입금 안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광양 작은아버지는 그 돈으로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감은 다시 보낸다고 하시는데 저는 지금 송금해드렸습니다. 저쪽에서 아직 받지도 못한 돈을요... 계속 안보내면 또 찾아가서 얘기해야하는건지... 걱정입니다. 이런 일로 이웃간에 얼굴 붉힐수도 없고.. 참.. 세상 정말 내 맘같지 않아요. ㅎㅎㅎ